Dupe : 욕망과 소비의 진화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역사는 반복되고 인간은 실리를 취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큰 이슈가 없지만 해외에서는 Dupe라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의 지난 5년간 구글에서의 'Dupe' 검색량 추이를 보면 꾸준하게 우상향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탕후루 같이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지속적인 수요와 관심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 기저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소비자의 심리가 숨어 있다.
그래서 Dupe 가 뭔데?
Dupe는 '복제품' 또는 '모조품'을 의미하는 단어(Duplication의 축약어)로, 주로 고가 브랜드 제품의 디자인을 약간 변형한 저가 제품을 가리킨다.
하지만 단순한 모조품(가품)과 Dupe는 다르다. 모조품이 1:1 복제에 가까운 반면, Dupe는 디자인적 요소를 비슷하게 가져가되 법적 경계선 내에서 창의성을 발휘한 저가 대체품이다.
예를 들어, 에르메스(Hermès)의 버킨백이나 롤렉스(Rolex) 시계처럼 높은 수요와 함께 접근성이 제한된 제품들이 Dupe 시장의 주요 타겟이 된다.
Dupe의 가장 유명한 사례는 Hermès Birkin Bag(에르메스 버킨백)이라고 할 수 있다.
공식 리테일 가격은 환율, 소재, 디자인, 사이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화 약 1,500만원부터 시작한다.
버킨백은 단순히 돈만 있다고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구하기 매우 어렵다
- 매장 내 재고 부족 : 애초에 물량 자체가 별로 없다. 한 개의 가방을 완성하는데에 18~24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에르메스는 버킨백을 매장에 대량으로 진열해 두지 않는다. 심지어 매장에 재고가 있어도 모든 고객에게 판매하지 않는다.
- VIP 시스템: 오랫동안 에르메스에서 많은 구매를 해 온 고객들이나 높은 구매 기록이 있는 고객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 대기 리스트 : VIP가 됐다고 치자. 그래도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이 대기 리스트에 들어가도 몇 달, 혹은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개인간 거래 혹은 애프터 마켓에서 2,3 배 이상의 프리미엄 가격(약 2-4000만 원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버킨백의 Dupe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외관상 정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버킨백 뿐만 아니라 수많은 가방들의 Dupe 사례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K마트에서 판매하는 Max Mara의 'Teddy Bear Coat'의 Dupe는 'Perfect Dupe'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단 패션 뿐만이 아니다. 뷰티 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별로 붐이 일어나지는 않았으나 해외에서는 Kylie Cosmetics(우리가 아는 그 '카일리 제너'가 만든 회사)의 립 키트는 출시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유사한 색조와 패키징을 제공하는 저렴한 브랜드인 ColorPop의 인기가 급부상한 상황이다.
이 현상의 본질은 무엇일까
Dupe에 관한 여러 기사나 콘텐츠를 보면 이 현상을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 성향 때문 이라고 한다.
즉,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사고 싶지만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소비자들이 대체품을 찾는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그 이면에는 더 복잡한 소비자 심리가 존재한다.
- 효용 극대화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브랜드에 충성하지 않고, 실질적인 가치와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한다. Dupe 제품이 명품의 10%도 안 되는 가격으로 유사한 효과를 제공할 때, 소비자들은 당연히 실질적인 이득을 추구하게 된다. 가성비 라는 단어가 계속 회자되는 이유도 그 것이다.
2023년 Business Insider에서 1,800 여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가품 구입에 대한 가치관과 선호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Z세대가 가장 많이 가품(Knockoff Product)을 구입한다는 것으로 확인 됐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거나 없기 때문에, 저렴한 대체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과거 세대 역시 가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Z세대에서 가품에 대한 구매 빈도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Dupe에 대한 개방도도 역시 높을 것으로 보인다.
- Mass 플랫폼의 등장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특히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Dupe 트렌드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국제 정세는 탈세계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얼마 전까지는 사실 세계화가 뉴 노멀이었으나) 디지털 세상은 더욱 세계화를 달리고 있다.
틱톡에서 'Dupe' 관련 영상은 수십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24년 10월 기준 틱톡의 dupe 해시 태그 숫자 데이터다. 총 78억 뷰를 기록하고 있다.
한 예로, Blythe Snyder가 올린 "Target에서 Dupe을 찾는" 영상을 올렸고 이는 300만 뷰를 기록하며 바이럴이 되었다. 이런식으로 확산되기 매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한국어만 사용하는 '갈라파고스' 같은 한국 내 유행과는 차원이 다르다. 전 세계 수 많은 영어권 사용자들과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 낮은 브랜드 충성도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와 여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은 브랜드 리뷰와 대체재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기존 레거시 브랜드 들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13세에서 39세 사이의 53%가 모조품의 품질이 괜찮다고 느껴 명품 구매를 굳이 안해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에서 인플루언서들이 명품과 Dupe를 직접 비교해주고, 심지어 일부 제품의 품질이 명품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한다.
이번 디올백 원가 8만원 사건을 보면 '왜 명품을 구매해야 하지?'라는 의문을 충분히 제시할만 하다.
*번외로 이번 디올백 사건은 굉장히 자극적인 뉴스소재로 쓰기 딱 좋은데 원가 8만원이 라는 것은 다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 기업에서 제품 원가 책정은 단순히 저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추 후 기회가 될 때 '숫자로 사고하는 방법'과 '경영할때 꼭 필요한 전략적인 원가 설계 방법'에 대한 주제도 다뤄보겠다.
- 유대와 놀이
틱톡에서는 Dupe를 찾고 소비하는 것이 밈(meme)그리고 게임과 같은 효과가 다분하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꽤 유행하고 있는 '카카오톡 거지방'이 있다.
여러 기사를 보면 온갖 설명을 붙여가며 해석하고 있는데 진짜 절약을 위해 모였다기 보다 본질은 그냥 노는거다.
Dupe 현상은 특히 틱톡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놀이처럼 확산된다. 소비자들이 Dupe 제품을 찾아내고 이를 공유하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고 리뷰하는 과정은 마치 게임처럼 작동한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발견한 Dupe 제품을 자랑하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틱톡에서 Dupe 관련 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결국 Dupe 제품을 찾는 행위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발견의 기쁨과 그에 따른 성취감을 주는 놀이와 같다.
이러면서 거지방과 같이 유대감도 강화하고 좋은 제품을 발견하면 구매하기도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복합적인 이유로 Z세대에게 Dupe 소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Dupe현상에는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따라오게 된다.
Dupe의 부정적인 면 vs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 : Dupe는 위조품과 종이 한 장 차이
법적으로 보면, 위조품(counterfeit, knockoff Product, 가품, 가짜, 래플리카)은 명백히 타인의 상표나 로고를 무단으로 복제하여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상품이다. 이 경우, 해당 브랜드를 속이기 위한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소비자들도 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Dupe는 디자인이나 스타일을 모방하지만, 상표나 로고를 복제하지 않고 그 자체로 하나의 상품으로 판매된다. 이것이 Dupe가 위조품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나 브랜드가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다. 사실, Dupe 제품을 만드는 회사도, 구매하는 소비자도 명품의 스타일을 모방하고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
그 본질적인 욕구는 럭셔리 브랜드와 동일한 외형적 만족을 얻기 위한 거라는 게 핵심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상징성은 유지하면서도 그 경제적 부담을 덜고 싶어하는 욕망은 부정할 수 없다.
만약 아니라면 Dupe가 아닌 제품을 구매하면 되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혁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소비자는 그 가치를 돈으로 교환한다.
그러나 dupe는 이러한 가치 교환의 구조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명품 브랜드가 수 십 ~ 수 백년간 쌓아온 디자인 철학이나 장인 정신을 모방하면서, 소비자들은 '비슷한 제품을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경제적 합리성을 추구한다.
'이건 위조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은 법적인 면에서는 맞을지 몰라도, 소비자들이 그것을 구매하는 이유와 동기를 생각해보면 위선적이다.
사회에 이런 문화가 기조가 퍼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답은 안봐도 뻔하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창작과 혁신의 가치를 경시하게 만든다.
창작자들이 창의적이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할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
단체로 카피를 정당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생산자들은 더 열심히 창의적으로 노력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된다.
'어차피 비슷하게 만들어도 팔린다'라는 생각이 퍼지면, 창작자들이 독창적인 시도보다는 기존 것을 복사하고 붙여넣기하는 방식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브랜드의 독창성과 창의적인 노력을 무시하고, 빠르고 쉬운 방법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태도가 만연하면, 기업들이 더 이상 새로운 디자인이나 혁신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어차피 다 따라 할 텐데'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 패션과 뷰티뿐만 아니라 웹툰, 영화, 게임 등 모든 창작 활동에 있어서도 독창성과 질적 발전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다.
결국, Dupe 문화는 모든 창작 활동에 있어 질적 저하를 가져오며,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가 피상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왜곡된 시장을 만들게 된다.
긍정적인 면 : 원본의 가치 상승
반대로 긍정적인 부분을 살펴보자면 Dupe 제품의 존재는 그 자체로 명품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Dupe 제품은 원본이 되는 명품을 흉내내면서 소비자들에게 그 명품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해당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된다.
연예인 한테 치명적인 것은 악플이 아니라 무플이다.
아에 관심조차 못받는 것 보다 브랜드나 그 제품을 모르는 소비자들에게도 간접적인 마케팅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모든 Dupe 콘텐츠 소비하는 사람들이 Dupe제품만 구매하지 않는다.
그중에는 분명 소비력이 강한 소비자들이 있고 이들은 오히려 선망의 대상인 그 원본 브랜드와 제품으로 유입되게 된다.
또한 Dupe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 중 일부는 현재는 경제적인 이유로 명품을 구매하지 못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명품 브랜드에 대한 갈망이 커질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명품 브랜드의 잠재적 고객층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Dupe가 많은 소비자 사이에서 널리 퍼지는 것은 명품 브랜드가 사회적 지위를 상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미래에 대체육이 뉴-노멀로 자리잡으면 진짜 소고기는 오히려 역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장사가 아니라 사업 그리고 경영을 하는 사람은 기업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바라본다.
오메가(OMEGA)가 한 예다.
올림픽 경기를 보면 한 경기가 마무리 될 때 마다 선수들의 타임 레코드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 항상 OMEGA 로고가 아래에 나온다.
오메가가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로 활동하는 것은 단순히 스포츠 경기 시간을 측정하는 역할을 넘어서, 매우 중요한 브랜딩 전략의 일환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미래 잠재 고객 확보다.
올림픽을 시청하는 전 세계의 다양한 연령층, 특히 젊은 소비자들에게 오메가 브랜드를 노출함으로써 향후 고객으로 유도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젊은 세대는 미래의 고급 시계 구매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오메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 하기 때문이다.
에르메스 버킨백의 Dupe가 생산된다고 해서 에르메스가 긴장할까? 아니다. 오히려 미래의 어린 잠재고객에게 에르메스를 각인시키는 브랜딩 효과를 볼 것이다. 다른 브랜드 들은 돈을 쏟아 부어가며 하는데 에르메스는 소비자들이 알아서 홍보해주고 있다.
내가 어렸을때 올림픽 경기 화면에서 OMEGA를 보고 드림 워치가 되었고 성인이 된 이후에 OMEGA 시계를 구입한 것 처럼 말이다.
Dupe 제품이 대중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명품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소유하고 싶은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더욱 진짜 버킨백을 갈망하게 된다.
이는 명품 브랜드의 고유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그 브랜드가 "희소성"과 "프리미엄" 가치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게 만든다.
하나의 새로운 현상이 아닌 패션의 역사다
그런데 이런 Dupe가 나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그 본질은 과거에도 존재했고, 단지 현상이나 표현 방식이 바뀐 것에 가깝다.
그리고 Dupe의 기원은 사실 '패스트 패션(Fast Fashion)'과 다를게 없다.
ZARA, H&M과 같은 기업들이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하지만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때 굉장히 센세이션 했었다.
ZARA, H&M과 같은 기업들이 90년대~00년대 들어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빠르게 모방해 대중에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패스트 패션 전략을 사용했다.
이때도 명품의 복제품이나 저가 모방품이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처럼 'Dupe'이라는 용어로 명시적으로 불리지 않았을 뿐 본질은 똑같다.
이것 뿐일까? 더 과거로 올라가면 1950~60년대에는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이나 코코 샤넬(Coco Chanel)의 고급 디자인이 대중을 위해서 간소화된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역사적으로 모방은 반복 되어 왔다.
앞으로 Dupe 문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결론 부터 말하면 나는 이런 현상은 지속되고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본다.
디지털 플랫폼의 진화와 놀이의 본질
Dupe 트렌드의 확산은 디지털 플랫폼의 진화와 맞물려 있으며, 이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현상은 인간의 고유한 놀이 본능과 깊은 연관이 있다.
네덜란드의 저명한 역사학자 Johan Huizinga가 그의 저서 Homo Ludens에서 '놀이(Ludens)는 인간의 본능적이고 창조적인 활동 중 하나' 라고 표현한다.
그는 놀이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문화 형성의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놀이를 통해 인간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규칙과 상징을 만들어가며,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간다.
현대의 디지털 플랫폼은 바로 이러한 놀이의 본질을 극대화하는 공간이 되었다.
소셜 미디어에서 Dupe 제품을 찾고 공유하며, 이를 비교하고 리뷰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놀이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Dupe 소비자들은 이 제품을 찾는 과정을 하나의 게임처럼 즐기고, 이를 통해 자신의 발견을 소셜 미디어 상에서 자랑하며 공동체적 유대감을 강화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틱톡에서 ‘Dupe 찾기’ 콘텐츠는 단순한 소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들 간의 경쟁과 상호작용을 유도하면서 하나의 사회적 '온라인 공간에서의 놀이'로 자리잡았다.
소비자 가치관의 변화
명품 브랜드가 제공하는 고유의 상징성과 지위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오늘날 많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브랜드에 절대적으로 충성하지 않는다. 그 대신 가격 대비 효용, 즉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기존 명품 브랜드의 가격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동일한 디자인적 만족감을 보다 저렴하게 제공하는 Dupe 제품을 찾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이유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제공하는 지위와 상징성보다, 실질적인 가치와 기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고가의 제품을 소유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으며, Dupe 제품을 통해 디자인적 즐거움을 누리면서도 자신이 얻는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려 한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이런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전략의 진화
명품 브랜드들도 Dupe 현상의 확산에 대응할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패션 산업 종사자라면 필연적으로 고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도 가품문제를 전부 대응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단순히 Dupe 시장을 억제하려는 법적 대응을 넘어,전략적 대응을 모색할 것이다.
그 중 하나는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다.
고가의 프리미엄 라인을 유지하면서, 보다 넓은 소비자 층을 공략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세컨 라인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Dupe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시장 잠식을 방어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여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세컨드 라인 제품을 활용한 전략적 대응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